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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의 위기감, 그 실체 드러내

독서

by 도서관놀이 2010. 7. 20.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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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의 충격

킨들로 위기를 돌파한 온라인서점 아마존의 주식 시가 총액은 541억 달러로, 미국 최대 오프라인서점 체인인 반즈앤노블 9억 달러의 60배나 된다. 올해 ¼분기 구글의 순이익은 19.5억 달러로, 뉴욕타임즈 0.1억 달러의 153배나 된다. 검색 플랫폼 구글은 저작권이 상실된 퍼블릭 도메인 200만 권과 출판사와 저작권 계약을 한 200만 권 등 400만 권으로 곧 전자책 판매에 돌입할 태세다. 아이팟과 아이튠스로 휴대형 음악시장의 지배자가 되고 아이폰으로 휴대전화시장에서도 돌풍을 일으킨 애플은, 지난 4월 초 아이패드를 출시함으로써 킨들이 주도하던 전자책 리더 시장에 충격을 던져주었다. 전자책만 읽을 수 있는 킨들과 달리 아이패드는 동영상이나 음악, 게임 등도 이용 가능한 다용도 전자책 리더다.

5월28일부터 아이패드를 시판하기 시작한 일본에서는 킨들과 아이패드를, 1853년 미국의 페리 제독이 타고 나타나 문호 개방을 강요하던 흑선(黑船, 구로후네)에 비견한다. 일본인들은 아마존, 애플, 구글 등의 대형 IT기업이라는 ‘신대륙’이 신문, 텔레비전, 출판 등의 전통기업(‘구대륙’)을 어떻게 변모시킬 것인가를 알아내기에 여념이 없다.

사사키 도시나오는 ‘전자책의 충격’(커뮤니케이션북스)에서 킨들, 아이패드 같은 전자책을 읽는 데 적합한 기기, 쾌적하게 책을 구입해 읽을 수 있는 플랫폼, 자가(自家)출판과 책의 플랫화, 그리고 콘텍스트를 매개로 책과 독자가 얽히는 새로운 매칭의 세계라는 퍼즐 조각이 전부 맞춰져 이제 새로운 전자책의 생태계가 온전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고 결론 내렸다. 저자는 전자책 플랫폼이 자리를 잡아가면서 책의 세계는 더욱 평평해지고 있다고 말한다. 평범한 개인이 직접 출판해서 판매하는 일이 가능해지고, 유명작가와 무명작가의 구분이나 구간과 신간의 차별이 사라지는 등 누구나 자유롭게 책을 펴내고 읽을 수 있는 새로운 문화의 문을 열고 있다는 것이다.

일련의 신문기사를 통해 그 실체를 가늠 할 수 있을 것 같다.

1. 전자책 장르소설, 디지털독서 주도  

[사진 ▶]아이패드를 비롯한 태블릿 PC의 출시는 디지털 독서를 더욱 촉진시킬 것으로 보인다. 애플사의 최고경영자 스티브 잡스가 2010년 3월 새로 출시된 아이패드를 선보이고 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서기 105년 후한의 채륜이 종이를 발명한 뒤 페이퍼로드를 통해 전 세계에 전파되면서 책은 수많은 이야기를 담아 왔다. 우리가 어릴 적에 잠자리에서 할머니가 들려주던 설화나 전설은 전래동화가 됐고,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충격적인 사건과 인물들은 소설이 됐다. 그런데 2010년 이런 이야기들은 필사본이나 종이책 대신 스마트폰이나 컴퓨터에 담겨 전파되고 있다. 요즘엔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아이폰을 들고 독서하는 사람을 흔하게 볼 수 있다. 전자책의 장점은 종이책의 무게와 부피에서 독자를 해방시켜 준다는 것이다.

디지털교보문고가 올 상반기 전자책 구매자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장르소설이 18.8%, 소설·희곡이 12.9%로 문학 분야가 31.7% 차지할 만큼 문학은 ‘디지털 독서’를 주도하고 있다. 특이한 점은 종이책은 오쿠다 히데오의 <공중그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파라다이스>, 권비영의 <덕혜옹주>, 무라카미 하루키의 「IQ84」 같은 일반소설이 주도하지만 전자책은 <덕혜옹주> 정도를 제외하고는 아서 코넌 도일의 <셜록홈즈 단편선>, 김진명의 <천년의 금서>, 이새인의 <개인의 취향> 등 장르물이 주도한다는 것이다. 이유는 종이책 베스트셀러에 오른 번역소설의 전자책 판권을 국내 출판사가 갖지 못한 데다 종이책과 전자책은 작가와 독자의 패턴이 다르기 때문이다.

디지털 독서를 주도하는 전자책 소설은 처음엔 무척 낯설지만 한번 진입하면 종이책에서 맛볼 수 없는 새로운 세상이 펼쳐진다. 그만큼 이야기도 다양하고 장르도 다양하다. 우리가 듣지 못한 낯선 작가도, 낯선 작품도 많다. 교보문고, 인터파크, 모비북, 예스24, U페이퍼, 바로북, 아이폰 Books 등 주요 전자책 서점에서 일반소설과 장르소설 가운데 누적 판매량이 많은 작품을 뽑아 보았다.<표참조>


종이책과 달리 문학 분야 작품은 스펙트럼이 매우 다양하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이유는 기성 작가와 아마추어 작가가 동등하게 활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종이책의 발간 비용 때문에 출간을 주저하는 작품을 과감하게 전자책으로 출간할 수 있다. 종이책의 경우 편집자의 엄격한 평가를 거쳐 출간된다. 그러다 보니 국내 출판사에 투고되는 원고의 95% 가량이 세상에 빛을 보지 못하고 쓰레기통으로 직행한다. 반면에 해외에서 베스트셀러로 검증된 수입 작품은 전체 출간 소설의 절반을 넘는다. 이에 비해 전자책은 먼저 출간하고 독자가 직접 평가하는 시스템이다. 이 때문에 다양한 국내 작가와 작품이 왕성하게 생산될 수 있다.

전자책의 또 다른 특징은 다양한 작품을 무료로 열람할 수 있다는 점이다. 아이폰 앱스토어는 물론 인터파크나 U페이퍼 등에는 무료로 볼 수 있는 작품이 꽤 있다. 미국 인터넷서점 아마존에서도 킨들을 통해 열람하는 전자책의 60%는 무료 전자책이라고 한다. 무료 작품으로 디지털 독서를 체험한 독자들이 유료 작품으로까지 확장 구매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작품들을 볼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하다. PC와 노트북은 물론 e잉크전자책, 스마트폰, 태블릿PC 등으로 볼 수 있다. 스마트폰의 경우 아이폰이 대표적이며, 최근 삼성전자에서 출시한 갤럭시S의 경우 교보문고 전자책을 볼 수 있다. e잉크전자책으로는 SNE-60K(삼성전자), Biscuit(인터파크), STORY(아이리버), Page-One(넥스트파피루스), NUUT(네오럭스) 등이 있다. 태블릿PC는 애플사의 아이패드가 대표적이며, 곧 KT를 통해 시판될 예정이다. 국내에서는 7인치 E202(엔스퍼트) 제품이 출시됐다. 올 하반기에는 삼성전자, LG, TG삼보컴퓨터 등에서도 아이패드 대항 제품이 나올 예정인 가운데 디지털 독서가 인터넷처럼 일반화 될 것으로 보인다.

10년 전 초고속통신망이 전국에 깔려 있는 인터넷 선진국 한국을 무척 부러워하던 나라가 있었다. 바로 일본이다. 그러나 그들은 NTT도코모를 중심으로 결단을 내렸다. 무선망을 콘텐츠 사업자에게 과감하게 개방한 것이다. 그 결과 10년이 지난 뒤 일본에는 무선인터넷을 기반으로 콘텐츠 사업을 하고 있는 CP(Contents Provider)가 10만여 개에 이르며, 소설 베스트셀러 10종 가운데 5~6종이 아마추어 작가들이 쏟아내는 모바일소설이 차지하고 있다. 모바일 소설 1위 작가인 가코스타쓰 개인이 한 해 벌어들이는 수입이 500억원에 이른다. 반면에 인터넷 선진국이던 한국은 이동통신 3사 과독점 폐쇄정책으로 모바일 후진국이 되고 말았다. 아이폰이 도입되면서 이러한 폐쇄정책이 서서히 변화되고 있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국내에서도 일본처럼 아마추어 작가들이 전자책을 출간할 수 있는 활동 영역이 넓어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니소프트의 ‘U페이퍼’와 바로북의 ‘아이작가2.0’이 있다. 휴대전화 모바일 전자책 1위 기업인 지니소프트가 제공하고 있는 ‘U페이퍼’는 독자나 작가 누구나 전자책서점을 개설할 수 있는 오픈마켓이다. 1만여 종의 전자책과 100만 명의 회원이 존재한다. 매일 10여 개의 전자책 서점이 개설되고 있다.

1998년에 창립된 바로북이 제공하는 ‘아이작가2.0’에는 현재 정수현, 아르휘나, 메이페어, 김인숙, 민물고기, 은빛사비 등 대표작가와 2만1266명의 아마추어 작가들이 활동하고 있는 가운데 1만8027편이 온라인으로 발표됐다. 온라인으로 발표된 작품 가운데 200여 편이 전자책으로 공식 출간됐다. 이 가운데 전자책 출간 후 반응이 좋은 <엘리베이터>(네티즌이 뽑은 올해의 단편소설), <빨간구두>, <버그데이>(올해의 공포소설) 등 50여 편은 종이책으로 출간됐다.

장기영 _ 한국전자출판협회 사무국장
2010 07/20ㅣ위클리경향 88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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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무라카미 류, 아이패드에 전자책으로 신작 소설 출간  

"영상·음악도 곁들여 애플에 바로 제공… 출판의 미래상 보여줄 것"

일본의 인기 작가 무라카미 류(村上龍)가 신작소설을 종이책보다 미 애플사의 정보단말기 '아이패드(iPad)'용 전자책으로 먼저 판매키로 했다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14일 보도했다. 무라카미는 특히 이 소설을 출판사를 거치지 않고 바로 애플사에 제공, 이런 추세가 확산될 경우 출판사와 편집자를 매개로 한 기존 출판관행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이 신문에 따르면 무라카미는 고단샤(講談社)가 발행하는 문예지 '군조(群像)'에 3월호까지 연재한 장편 미래모험소설 <노래하는 고래>를 아이패드를 통해 전자서적(1,500엔)으로 곧 판매할 계획이다. 소설 내용만 유통시키는 것이 아니라 줄거리의 이미지를 고양시킬 수 있는 영상이나 음악도 곁들인다. 음악은 작곡가 겸 음악감독으로 일본 안팎에서 널리 알려진 사카모토 류이치(坂本龍一)가 맡았다.

무라카미는 이 작품을 컴퓨터 소프트웨어 개발회사와 함께 개발한 전자서적 프로그램을 통해 선보일 계획이다. 소프트웨어 개발비는 5,000회 내려받기 정도면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수입의 30%는 애플사에 수수료로 지불한다. 무라카미는 이후 아마존닷컴의 전자서적 '킨들'이나 구글의 기본 소프트웨어 '안드로이드' 대응 단말기용 유통도 검토 중이다.

무라카미는 "작가로서 출판의 미래상을 보여주고 싶다"며 "서적 소프트웨어 개발이 더 간단해지면 작가가 그 자리에서 작품을 인터넷에 판매할 수 있게 되고 그러면 신작에 대한 출판사의 통제가 미치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도쿄=김범수특파원 bskim@hk.co.kr  
<저작권자 ⓒ 인터넷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입력시간 : 2010/07/14 21:37:34  


3. 전자책, 종이책보다 많이 팔렸다  


하드커버 도서(장정판책)를 박물관에 가야 만나볼 수 있는 시대가 머지않았다. 전자책 리더기 판매가 마침내 하드커버를 앞지른 것.

19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아마존닷컴이 자사의 전차책 리더기 ‘킨들(Kindle)’의 2분기 판매량이 처음으로 하드커버를 앞질렀다고 밝혔다.

아마존은 2분기 하드커버가 100권 팔릴 때 킨들은 143권이 팔렸다고 설명했다. 특히 최근 4주간 킨들 판매량은 하드커버 100권 당 180권으로 집계, 전자책 리더기의 판매 속도가 가속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프리 P. 베조스 최고경영자(CEO)는 “아마존의 하드커버의 판매는 무려 1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지만 킨들은 출시한지 겨우 33개월이 지났을 뿐”이라면서 “이번 결과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아마존은 정확한 킨들의 판매량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NYT는 전체 판매량에서는 여전히 종이책이 킨들을 앞지르고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마존의 올 상반기 킨들 판매량은 전년동기 대비 3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아마존은 킨들 없이도 아이폰, 아이패드, 블랙베리, 안드로이드폰 등 다양한 기기를 통해서 아마존이 제공하는 전자책을 사용할 수 있으며, 애플이 앱스토어에 자체적인 전자책 콘텐츠를 판매하고 있지만 아마존 전자책 판매량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아마존이 킨들의 가격을 지난 6월 258달러에서 189달러로 인하한 후 전자책 판매가 세배 가까이 뛰었다고 덧붙였다. 아마존은 보유 전자책 63만권 중 81% 이상을 9.99달러 이하의 가격에 제공하고 있다.

한편 2분기 아마존의 주가는 전분기 대비 무려 16% 급락했다. 애플이 300만대의 아이패드를 판매했다고 발표하면서 투자자들은 아이패드가 결국 킨들의 자리를 대신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아마존의 2분기 실적 발표는 오는 22일로 예정돼 있다.

조해수 기자 chs900@
[아시아경제 조해수 기자] 기사입력2010.07.20 09:02최종수정2010.07.20 11:57 0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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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전자책 이용자들 "소설을 좋아해"


전자책 이용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도서 장르는 `소설'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파크INT 도서부문(대표 최대봉)은 14일 지난 4월 말부터 5월 말까지 약 한 달 동안 홈페이지를 방문한 고객들 대상으로 `전자책으로 출간되었으면 하는 책'에 대해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소설 분야가 1위를 차지했다.

설문은 주관식으로 진행됐으며, 유효 응답 수 9000여건이 집계됐다.

전자책 이용자들은 `토지', `삼국지', `태백산맥'과 같은 전집류 소설들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책을 무겁게 들고 다니기 보다 하나의 단말기에 가볍게 넣어 다니려는 이용자들의 선호도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비소설 가운데는 이원복 교수의 `먼나라 이웃나라'와 최근 학습도서로 엄마들 사이에 큰 인기를 얻고 있는 `WHY?'시리즈 같은 전집류도 상위권에 랭크됐다고 밝혔다.

단일작품으로는 고 법정스님의 에세이집 `무소유'로 가장 많은 응답 수인 458표를 차지했다. `무소유'는 소설은 아니지만, 베스트셀러 에세이로서 전체 응답의 60%를 차지한 분야인 `소설'을 제치고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

한편 이번 설문조사에서 높은 답변율을 보인 작품들 중 이미 전자책으로 나와 있는 작품들로는 이지성의 2009년 발표작 `꿈꾸는 다락방', 김진명의 `천년의 금서', 기욤 뮈소의 `구해줘', 호아킴 데 포사다의 `마시멜로 이야기' 등이 있었다.

박지성 기자 jspark@dt.co.kr | 입력: 2010-07-14 21:44 | 디지털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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